1866년 유럽과 아시아, 중동 문화가 교차하는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나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영성가로 활약한 구르지예프의 생애와 사상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본업이 SF 작가인 존 셜리가 이 기이한 인물의 탐구에 뛰어들게 된 까닭은, “인간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구르지예프의 냉철한 지적을 되살려내지 않고서는 현대인이 마주한 심각한 위기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절실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구르지예프는 대부분의 인간이 지독한 잠에 빠져 ‘자동 반응 기계’처럼 살아간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이러한 통렬한 자각에서 비롯되지 않은 모든 개인적, 사회적 노력은 아무 가치가 없다고 보았다. 기계에게 화를 낼 수는 없듯이, 지금 우리는 서로에게 진정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존재 상태에 있지 않다. 이 기계성을 벗어나지 않는 한, 인류가 제아무리 거창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기계적인 행위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