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 많은 프로 돌직구러인 줄 알았더니 진심으로 공감할 줄 알고, 쓸쓸한 마음에 대놓고 빨간 약 칠하는 팩트폭력에 황당해했더니 솔직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더라. 문영진은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동아리 오빠, 짜증나는 날 불러내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동네 친구 같다. 툭 던지는 것 같은 무뚝뚝한 말 한마디로도 충분히 내 마음을 위로할 줄 안다. 인생이 참 X 같다고 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어떤 동물을 떠올리거나 심할 경우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 순진한 건지 성격이 좋은 건지 모를 한 청년은 사는 게 꽃 같다고 말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참으로 보기 드문 멘탈이다. 여기저기 호구 잡히고, 썸만 타다 어장관리 당하고. 그러고 보면 꽃길만 걸어온 것 같지도 않은데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