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감히 우러러보던 그분께서 "자네는 지금 뛰어노는 그 흥으로 시를 쓰면 되네." 오래전 사석에서 하신 말씀이다. 그때 날라리가 되었어야 했다. 네가 내 모든 것의 처음이란 걸 눈치채기 바라다가 그 첫이 뭐 별거라고 그래도 당신의 오만방자, 독기, 궁극적인 침묵에 혀를 들이미는…… 새로운 흥이 불쑥, 발이 상상하는 곳으로 손은 가리라.
김효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구름의 진보적 성향』. 김효연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하드고어적 상상력은 일단 여성이라는 젠더의 강력한 정체성으로부터 기인한다. 이처럼 여성적 주체를 공고하게 쌓아올릴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극빈의 기억과 불온한 가족사 등의 역할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