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고 있는 것의 가득한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것은 터져버린다. 불확실한 무엇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과 풍선을 얻게 된다. 즐거운 풍선, 이라 부르는 풍선을 빠져나온 공기의 습관이 손에서 파닥이고 있을 때 물고기처럼 바닥에 떨어져 흙을 묻히며 뛰고 있을 때 성냥을 긋고 받아 적는 순간을 당신의 이마라고 부르는 개고기를 넣은 카레 맛 같은 것 먹으면서 욕을 하는 우주에 떠 있는 이천칠백 개의 별이나 호주머니 속에서 꺼낸 이천칠백 원이 비슷해진다.
009년 《현대시학》 신인작품공모로 등단한 최호일 시인의 첫 시집『바나나의 웃음』. 이 책은 갸우뚱한 감정을 향한 여행으로 가득하다. 시인은 이미 익숙한 것들로 이루어진 세계를 향해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작별을 고한다. 낯설기 때문에 불안하지만, 엉뚱하고 또 경쾌한 시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