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임혜주의 시는 겉으로는 단아하고 기품이 넘쳐흐른다. 한데 그 내면은 바람의 등뼈를 구워먹고 생명을 풍장하는 "그리움의 오랜 후예"인 사막남자를 사랑한다. 그런 남자에게 상처를 옮길까 봐 그를 안지도 못하던 가슴 한복판의 '물집'이 화농으로 굳어진다. 풀벌레처럼 푸른 '울음옷'을 입고 온몸이 쓴맛으로 배어들도록 운 다음에야 "푸른 독 스민 쓰디쓴 쓸개에/ 새겨지는 문신 같은 말, 당·신"을 부르게 되는 사랑!.
처연한 내면과 고즈넉한 삶 노래한 임혜주 시인의 첫 시집 『옆』.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 이 시집은 '정지', '이 저녁이 슬프다', '밤 소쩍새', '손잡이', '북향', '컴백', '단풍 든다', '오십', '저녁 숲', '느낌은 그늘의 이동 속도보다 빠르다', '옆', '전단지는 문을 먹고 자란다'등 주옥같은 시편을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