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 기자의 에세이. 여기 한 '아빠'가 있다. 그는 '내 아들은 나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는 소박한 바람을 안고 살아간다. 자신이 겪은 질풍노도의 사춘기, 빛나지만 암울했던 청춘의 숱한 실책을 자신의 아이만큼은 반복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 하지만 지극히도 당연한 이 바람은 경험상 늘 어긋나곤 하는데, 그의 자책의 실체는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우유부단함, 게으름, 정(情)에 이끌려 난발했던 수많은 약속과 다짐, 미래에 대한 준비 부족, 꿈과 열정은 있었으되 이것을 현실화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애써 외면한 지혜롭지 못함, 타인에 대한 험담, 비관적 인식과 가치관, 술과 담배, 충동,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과도한 의식, 정직하지 못함, 불효, 비겁함, 삐침, 소심함, 체면치레와 허위의식과 위선…'그래서 그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도 역시 어쩔 수 없는 가장인지라 현실에 순응하며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그도 한때는 꿈이 있었고, 부모의 모습을 '반면교사'삼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이런 현실은 누군가에 의해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수 세기 동안 바로 남자들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이 책을 위해 김조광수 감독, 박성원 작가, 타이거 JK 등을 인터뷰해 우리 시대 '아빠'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책은 우리 시대 '아빠'들의 자화상이자 고백서이고, 상처받은 아빠가 아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리고 '아들'을 빌어 이 시대 청춘들에게 보내는 선배 세대의 또 다른 희망의 보고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