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이상한 도둑》을 비롯해서 이 동화집에 실린 작품들은 어린 독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의도처럼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인물과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이들의 가슴속에 다양한 감정이, 머릿속에는 갖가지 고민이 자연스럽게 피어날 수 있도록 이끈다. 옳고 그름, 배려와 이기심, 진심과 거짓, 떳떳함과 떳떳하지 못함 등 다양한 가치관을 고민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책을 읽은 순간에만 반짝하는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그 잔상이 깊고 길게 남아 평생에 걸쳐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 작품, 이것이 바로 이상교 작가가 추구하는 동화이자 동화집 『이상한 도둑』을 통해 선사하고픈 ‘향기’와 ‘빛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