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 어리석음은 문학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더구나 시를 쓴다는 명패를 달고 살아온지 오랜 세월이었고 또 그런 논리를 앞세우고 말하고, 쓰는 일을 반복했지만 이제 허망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가면 갈수록 어지럽고 또 아득함에 젖기 때문이다. 문학의 길을 찾기 위해 떠난 행로가 결국 길 없는 벌판에 서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다만 귀를 기우리는- 마음의 눈이 밝아질 때쯤도 되었으련만 미궁에 갖히운 나의 문학은 텅 빈 허무의 항아리 같다. 어느 새 주변에서 정리하는 소리들이 많이 들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