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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 어느 문화재 복원가가 들려주는 유물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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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나고 녹슬고 갈라진 유물에서 건져 올린 인생의 지혜 유물의 기억을 되살리는 사람, 어느 보존과학자의 기록 “보존과학자는 유물이 유리 케이스 안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기까지 어떠한 시간을 지나왔는지, 아직 세상에 꺼내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사람이다. 수백 년,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그들의 이야기는 연구동에서 보존과학자의 손길에 의해 오랜 침묵을 깨고 시작된다.” _ 본문 중에서 여기, 우리가 유물이라 불리는 것들의 기억을 복원하는 사람이 있다. 출토된 유물들이 세상에 존재를 드러낸 뒤 처음으로 옮겨지는 곳, 바로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조각나고 녹슬고 갈라진 유물들을 복원하는 보존과학자가 그들이다. 이 책은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20여 년간 저마다의 서사를 간직한 유물을 닦고 붙이고 말리며 역사의 조각조각을 이어 붙여온 저자가 전하는 유물의 말들이다. 작가는 수백 년, 수천 년 전 이미 쓰임을 다해 더 이상 재화로서의 가치는 잃어버린 유물들의 기억을 좇는다. 또한 훼손이 너무 심해 전시는커녕 수장고에조차 보관되지 못하는 비귀속유물들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나간다. 저자는 역사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자신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하나씩 발견한다. 그렇게 발견한 인생의 지혜들을 이 책에 담담하고 단단하게 써 내려간다. 장장 30여 년이 걸린 〈미륵사지 서탑〉 복원 과정에서, 진정한 복원의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광화문〉 현판 복원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과 담당자의 작은 관심으로 1600년 만에 헤어져 있던 편들이 제자리를 찾아 진정한 의미의 복원을 하게 된 〈봉수형 유리병〉 이야기에서 우리가 정말 읽어내야 할 행간이 무엇인지 일깨운다. 무엇보다 담담하면서도 세심하게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살피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항상 곁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진짜 내 삶을, 주변의 사람들을, 내 물건들을 알아차리고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발견된 유물들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야기 유물이 당신을 만나기까지 일어나는 일들 책의 1부에는 발견된 유물을 옮겨와 복원하고, 전시 또는 수장고에 보관하기까지의 이야기를, 2부는 발견된 유물들의 아직 발견되지 못한 이야기와 역사와 유물에 작은 관심을 가진 누군가와 꼭 한번쯤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1부는 유물이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을 만나기까지 일어나는 일들, 즉 전시장 뒤 보존과학실에서의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펼쳐진다. 박물관으로 옮겨온 뒤 바로 실시하는 보존처리 전 조사부터 사진 촬영, 처리 계획 세우기, 성분 조사하기, 응급 보존처리, 이물질 제거, 탈염, 건조, 강화 처리, 접합, 복원, 포장, 전시, 수장고에 보관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담아내 박물관에서 온전해 보이는 유물의 모습만 보아온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목재, 금속, 도자기 등 각기 다른 물성적 특징에 따른 보존처리 이야기, 과학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해온 보존과학, 때론 유물을 갉아먹고 때론 유물을 보호하는 아이러니한 ‘녹’ 이야기 등 문화재와 역사에 작은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문화재 이면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이 책을 일독한다면 팸플릿의 소개 글만으로는 알기 힘든,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는 기회를 포착하게 될 것이다. 모든 서사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들에서 시작된다 낡고 오래된 것들에서 발견한 존재의 이유 “유물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읽지 못하면, 박물관의 문화유산들은 재화적인 측면에서 본래의 용도를 상실하고 그저 전시품으로서의 기능만 유지하고 있는 ‘오래된 물건’일 뿐이다. 유물의 가치는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할 때 발현된다. 그래야 비로소 유물이 관통해 온 시간과 그것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이 보인다.” _본문 중에서 내가 애용하던 컵이, 혹은 언젠가 잃어버려 찾지 못한 액세서리가 수천 년 뒤 우연히 발견된다면 미래의 사람들은 내가 사용했던 물건에서 어떤 이야기를 발견할까. 기억에서 잊혀 소멸되던 물건이 수천 년 뒤 운명처럼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 그들은 유물이라는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기능을 잃어버려 더 이상 쓸모없는 물건이어도 상관없다. 물건을 사용했던 옛사람의 흔적과 켜켜이 쌓인 시간 위로 위대한 서사가 각인됐기 때문이다. 유물이 새로운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고 두 번째 생을 살기까지, 보존과학실에서 유물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좇다 보면 모든 서사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들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그저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유일한 진리 앞에 마지막까지 존재하여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 유물의 생이자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들에, 오래되고 낡은 것들에,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 다정한 시선이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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