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국제 정치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과 ‘인도-태평양전략’의 성공 조건은 무엇일까 근대 이후 세계 주요국들은 지역 개념을 창안하여 경계를 획정하고, 자국에 유리한 전략공간을 조성하고 경쟁해왔다. 19세기 후반 미국이 내세운 ‘태평양’과 이러한 서양 제국주의의 압력에 대응해 나타난 ‘아시아’의 대립을 시작으로, 탈냉전기에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주도하는 개념으로 부상한 ‘아시아-태평양’과 이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동아시아’, 그리고 오늘날 미중 경쟁의 갈등 속에서 국제적인 화두가 된 ‘인도-태평양’까지, 언제나 국제사회는 개념의 정립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므로 국제 정치의 역사는 곧, 개념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한국은 그동안 개념투쟁의 역사에서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지만 새로운 지역 질서를 건축해나갈 책임이 있는 선진 중견국이 되었다. 이 책은 개념전쟁의 주변부에 위치했던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지도의 중심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개념사적 접근법’을 통해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개념투쟁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오늘날 우리에게 ‘인도-태평양’ 개념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한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 어젠다를 수립해 나가야 할지 그 방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