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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너를 보낼래: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문학
도서 당근에 너를 보낼래: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 ㆍ저자사항 고은규 지음
  • ㆍ발행사항 서울: 청색종이, 2023
  • ㆍ형태사항 220 p.: 삽화; 19 cm
  • ㆍ총서사항 청색지산문선; 8
  • ㆍISBN 9791189176976
  • ㆍ주제어/키워드 당근 중고거래 산문 에세이
  • ㆍ소장기관 금빛도서관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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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낱권정보 자료실 / 청구기호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상호대차
IE0000035761 [금빛]종합자료실
818-고68ㄷ
대출가능 상호대차

상세정보

이보다 유쾌한 중고거래는 없었다 중고거래의 여왕 팔고, 사고, 나누다 보니 어느새 집안 정리 끝! 1억 원 고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가 고은규의 첫 에세이 “이 시대의 이야기꾼”이라 불려온 고은규 작가의 첫 에세이 『당근에 너를 보낼래』가 청색지산문선 8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그간 소비 자본주의 사회의 쓸쓸한 풍경을 작품에 담아왔다. 장편소설 『트렁커』로 1억 원 고료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하며 초미의 관심을 받아온 작가는 꾸준히 주목에 답하는 작품들을 써왔다. 『데스케어 주식회사』, 『알바 패밀리』, 『오빠 알레르기』 등의 작품들은 삶의 고통과 마주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시선과 세밀한 문장으로 인해 치유의 차원에 이르곤 했다. 폭력의 기억, 고독사, 생활고 등 숨겨진 아픈 이야기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과 개인의 정체성을 탐구해온 작가는 이제 에세이를 통해 삶의 현장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고은규 작가의 첫 에세이는 당근마켓을 통해 낯선 이웃들과 만나게 된 40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 류근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사고파는 그 현장에서 작가가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들을 엮었다. 이런 이야기들로만 책이 된다고? 하는 순간 와하하하 웃음과 눈물을 움켜쥐게 하는 이것은 고은규만이 베풀 수 있는 마력이다.”라고 추천사를 쓰고 있다. 작가는 “도대체 나에게 소비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찾았을 때 나는 열심히 팔고, 틈틈이 나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중고거래를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불필요하게 쌓아두었던 살림이 간소해졌고, 꼭 필요한 물건만 소비하려는 자세를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더욱 중고거래에 몰입하게 되었다. “당근마켓에서만 220여 건의 거래를 했고 후기를 받은 건 198건이다. 낯선 사람과의 거래가 머쓱하기 때문에 물건과 돈을 빠르게 주고받고 줄행랑을 치듯 헤어진 적이 대부분이다.” 낯선 이들과 만나는 일은 그 목적을 다하고 나면 끝나곤 한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 220여 건의 거래 중 기억에 남는 40건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모르는 낯선 이웃들과 마주할 일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의 앱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면서 거리에서 길을 물어보는 일조차 흔치 않다. 동네라는 정서적 연대감과 이웃이라는 관계가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 개인 간의 중고거래는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현장이 되었다. 다들 그렇듯이 물건을 주고받고 나서 돌아서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이어지기도 한다. 당근마켓에서 다시 추억과 마주하다 중고거래는 불필요한 물건을 내다 파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은규 작가는 지금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정리하면서 오래전 추억과 마주하게 된다. “이번에 짐을 정리하며 나는 20년이 된 이 추억의 마로니 인형이 누군가에게 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추억을 다 소지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마로니 인형에 대한 글을 썼다. 이제는 헤어져도 괜찮은 시간이다.”(「아는 여자들」) 작가는 어린 시절 인형과 관련된 추억을 글로 쓰고 난 후 다른 이에게 물건을 내놓게 된다. 추억은 물건을 떠나보내는 방식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작가는 이야기꾼답게 추억을 소환하며 자신을 희화화하기도 한다. 「검은 땀이 흐르네」에서는 유독 머리숱이 많아서 마이클 잭슨의 어린 시절 모습처럼 둥글게 부풀어 오른 머리 모양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이야기를 풀어놓지만, 이제는 세월 탓에 머리도 빠지고 새치를 감추기 위해 염색도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인다. 새치커버 제품을 사용한 후 강의를 하다가 검은 땀이 흘러내린 모습에 아이들과 함께 웃기 시작하는 작가는 급기야 새치커버 제품을 당근마켓에 내놓으면서 “두피를 긁지 마세요. 손톱에 까만 때가 끼는데 금세 안 빠집니다.”라고 세심한 주의사항을 남기기도 한다. 커튼을 거래하다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다시 만나고(「딸기 우유색 커튼 1」), 잘 쓰지 않던 도마를 내놓고 나자 어릴 때 부엌에서 도마를 꺼내와 아이들과 함께 골목에서 썰매를 타다가 엄마에게 걸린 이야기도 유쾌하게 이어진다.(「도마는 달린다」) 거리에서 사복경찰에게 화염병으로 의심 받고 불심검문을 당할 때 열어 보인 가방 안에 소주 여러 병과 새우깡이 들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백팩을 중고거래로 내놓으며 함께 불려 나오는 이야기다.(「15년 동안 몇 개의 백팩을 샀을까 2」) 이웃과 가족을 만나다 낯선 이들과 만나는 일은 간혹 예사롭지 않은 상황을 맞곤 한다. 번역투의 문장으로 연락을 해오거나(「나는 당신에게 가겠다」) 요즘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전에나 있는 단어를 구사하는(「절도 있는 문장」) 외국인과 당근마켓 거래를 통해 만나는 순간은 의외로 사람의 정감을 느끼게 되는 신선한 경험이 되곤 한다. 알뜰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수업할 때 참고하려고 급히 자습서를 구한 작가는 미소를 머금고야 만다. 자습서는 ‘연구용 비매품’이었던 것이다. 문제가 대부분 풀려 있는 이 자습서는 어느 알뜰한 청소년이 내놓았다. 우비를 입은 채 무거운 책장을 조그만 끌차에 싣고 가는 두 명의 여자, 반값 택배를 알려준 사람 등 중고거래를 통해 알뜰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찾았다. 샤워기 포장도 깨끗하게 잘 되어 있고, 그 안에 수압과 관련하여 간단한 주의사항까지 적어 주었다. 누군가는 고작 7천 원짜리 거래를 하며, 무에 그리 수고로운 일을 다 하냐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당근마켓으로 물건을 사고팔기 전이었다면 비슷한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 팔고, 나누는 이력을 쌓은 지금의 생각은 다르다. 중고거래를 통해 이처럼 물건을 순환시키는 것이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결과다. 단순히 필요 없는 물건을 처분하고, 좀 더 값싸게 사는 것 이상의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는 이웃들이 알게 모르게 많으리라 생각된다. 내게 반값 택배를 알려 준 판매자처럼. - 「목욕하는 고양이들」 중에서 중고거래를 통해 만난 이웃들의 모습은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된다. 물건을 팔거나 필요한 물건을 값싸게 구하는 경제적 이익보다 사람 사는 세상의 정겨움을 느끼게 된 것이야말로 중고거래를 통해 얻은 진정한 수익이다. 그리고 중고거래 이야기 속에는 무엇보다도 가족의 사랑이 가득하다. 아들 고도리가 차에 싣지 못할 만큼 큰 책상을 혼자 들고 오는 모습을 보며 “이날은 걸어오는 책상이 내 마음에 와락 안긴 날이었다.”라고 작가는 에둘러 말한다. 조력자인 남편의 모습은 훈훈하기까지 하다. 이 책에는 중간중간 작가의 남편인 남 집사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만화식으로 이야기를 재현한 일러스트는 꽤 수준급이다. 지나간 추억과 중고거래를 하는 상황이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그려져 있어 책을 읽는 동안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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