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지금, 여기’에서 다시 묻다 동아시아는 오랜 세월 동일한 문명과 문화적 기반, 공통된 가치를 공유해 왔다. 하지만 근대사를 바라보는 각 나라의 시각이나 관점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기억을 둘러싼 내전 혹은 국제전의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해결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런 문제를 살피려면 무엇보다 단기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와 동아시아 역사를 자국의 역사와 함께 조망하면서 전체 그림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근현대 역사 속의 조각난 퍼즐에만 시선을 고정하지 말고 큰 그림을 동시에 조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근대 동아시아를 19세기 후반(아편전쟁에서 청일전쟁 직전까지), 20세기 전반(청일전쟁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 종결까지), 20세기 후반(일본의 패전에서 냉전의 종언까지), 21세기 초반(탈냉전에서 현재까지)의 네 개 시기로 나누고, ‘다중거울’과 ‘추체험’을 통해 동아시아 근대사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비판적이고 균형감 있게 음미한다.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었던 동아시아 근대 전환기의 맥락을 새롭게 포착함으로써, 동아시아에 새겨진 굴곡진 ‘과거’의 여정과 그 위에 서 있는 ‘현재’를 보다 풍부하게 이해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탐색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