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사건의 배후를 찾기 위해 론제 상단을 찾아간 나와 페르제. 그곳에서 나는 페르제의 뺨을 감싼 채 속삭였다. “용의 저주로 다른 건 다 잊어도…… 이것만은 기억해. 네가 내 사람이라는 거.” 페르제는 답이 없었다. 선명한 빛을 품은 바이올렛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나는 페르제의 너른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페르제가 내 손을 잡아끌며 낮게 뇌까렸다. “맹세하마. 시엘 비센나, 널 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 * * 그리고. 완전히 떠나간 줄 알았던 금발의 추기경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타오르는 화마를 뒤로한 채 내게 다가오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어느덧 내 손에는 활로 변한 마기가 들려 있었다. 슈레이도 푸른 성력으로 휘감긴 창을 쥔 채였다. “오랜만이야, 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