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순옥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순환버스', '어떤 여행', '저지대'등 61편의 시가 실려 있다. 백순옥의 시는 한편으로는 서정시 고유의 미덕을 굳건히 지키는 방식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한 시대의 풍경을 그려 넣는 방식으로 시대적 요구에 나름대로 응답하고 있다. 백순옥의 이번 시집에는 죽음과 숨에 대한 사유가 가득하다. 개인적 체험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고 죽음을 통해 생을 사유할 수밖에 없는 시인의 숙명 같은 것이기도 하겠다. 자연의 풍광을 숨결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그려 넣어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하는 것 또한 백순옥 시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