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달이 뜰 때, 운명은 규칙적이지만 산만한 시계추처럼 두 개의 시공을 두드린다. 당신의 시공이 잠들 때, 나의 시공은 깨어난다. ■ “우리는 밤 10시에 다시 만날 겁니다.” 1937년 7월 11일, 상하이 699번지 아파트. 밤 10시 정각, 성칭랑은 학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현관 등이 꺼졌다. 2015년 7월 11일, 상하이 699번지 아파트. 밤 10시 정각, 쭝잉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돌아왔다. 갑자기 현관 등이 깜박거렸다. 두 개의 시공간에서 똑같은 현관 등이 하나는 꺼지고 하나는 깜박이는 순간, 성칭랑은 2015년 현대로 이동한다. 그리고 아침 6시면 다시 그가 사는 시대로 돌아간다. 밤 10시에 돌연 나타나 아침 6시면 사라지는 시공을 초월한 밤 여행자가 어느 날 갑자기 불쑥 그녀의 삶에 끼어들었다. 원인도 모르고 얼마나 지속될지도 모르며, 설명할 수도 없는 시간과 공간의 교차. 마음의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은 상하이 699번지 아파트에서 시공을 초월하며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