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말을 신뢰하는 느린 교사가 함께 걷고, 대화하고, 놀면서 생의 순간을 함께 누린 이야기로의 초대. 길처럼 우리 마음을 충만하게 만드는 게 있을까? 아이들만큼 끝없는 가능성으로 아름다운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길’을 걷는 ‘아이들’이라니! 게다가 그 아이들 곁에서 함께 걷는 선생님까지. 한적한 시골길에서 자전거를 타다 마주친 노을의 숨 막히도록 오묘한 빛깔만큼이나 우리 영혼을 온통 피워낼 삶의 이야기가 가득하리라. 천양희 시인의 시구처럼 “세상 속을 가로질러 길끝과 마음 끝이 나란히 서는 그 길 위에서.” * * * * * * 사랑으로 초대한 아이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걷는 공동체’를 이루어 길을 가고 삶을 함께 나누면서 학교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속마음과 진심을 알게 되는 깊은 만남으로까지 확장되었다. 나는 걷기학교를 기쁨의 학교라고 정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길이 주는 기쁨! 이 속에서 교사와 학생, 어른과 아이라는 경계를 넘어 환대와 사랑으로 어울리는 기쁨이 없다면 그것을 걷기학교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나는 이 기쁨의 학교가 수 천, 수 만 갈래의 아름다운 길을 가진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진행되길 소망한다. 그 길 위에서 숱한 기쁨의 만남들이 만개하듯 피어날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