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며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무수히 많은 이사를 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름다운 추억을 곱씹어 볼 건더기도 없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인생의 중년기를 지나니 마음이 허하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이를 의미화하여 글로 남기고 싶어 마흔네 편의 수필을 엮었다. 가족과의 생활, 사회생활의 경험,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회적 이슈 등을 느끼는 대로 자유롭게 서술했다. 수필은 우리의 삶을 의미화하는 문학이고 삶의 철학이라고 한다. 아직 미완의 여정이고 미완의 글이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이 글을 내놓는다. 책을 엮고 보니 마흔네 개의 돌로 놓은 징검다리 위에 서 있는 느낌이다. 60년의 강물이 여울지며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