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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효령대군(孝寧大君) 이보(李)의 위덕(偉德)과 사상(思想)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선행 연구로서 그 생애(生涯)와 행적(行蹟)을 종합적이고도 심층적으로 밝혀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중 ‘대군 행적(行績)에 관계되는 기사(記事)’ 642여 건(件)을 찾아내 이에 근거하여 서술(敍述) 편찬(編纂)한 『실록 효령대군일대기』(3책)이다. 효령대군께서는 조선왕조의 제3대 태종(太宗)대왕의 둘째 왕자로서 충녕대군(忠寧大君) 곧 세종(世宗)의 형님이시니, 부친과 아우가 제왕(帝王)이었다. 천자(天姿)가 총명(聰明)하고 영특하여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셨다고 전해 오는데, 91세를 수(壽)하시는 동안 조부이신 태조고황제로부터 성종(成宗)에 이르는 아홉 조정(朝廷)을 섬기셨으니, 건국 초기로부터 국가 체제가 정비 안정되는 시기까지 역사의 중심에서 천사만업(千事萬業)을 스스로 체험하셨을 뿐 아니라 억불숭유적(抑佛崇儒的) 통치이념에 입각한 왕권확립기(王權確立期)에 유(儒)ㆍ불(佛)의 조화(調和)를 꾀하시며 독보적으로 불교(佛敎)를 옹호함으로써 이후 한국 불교의 명맥 유지와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하시어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괄목할 업적을 남기시었다. 따라서 대군의 위덕과 사상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특정한 조상 한 분만의 사적(事蹟)을 찾아본다는 차원이 아니라 대군에 대한 연구는 조선 전기 한국의 정치ㆍ사회ㆍ문화ㆍ학술ㆍ종교와도 폭넓게 연관되는 과제라고 하겠다. 『실록 효령대군일대기』를 처음 구상(構想)하고 어느 정도의 자료 수집 과정을 거쳐서 집필(執筆)을 시작한 것은 이미 20여 년 전, 대군의 생애 중 30여세(餘歲)까지의 자료를 정리하여 2003년에 일단 첫째 권을 내놓았는데, 당시에는 대군께서 90여세를 수(壽)하셨으매, 전체 3책 정도로 끝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 뒤 저자 본인이 그만 위암(胃癌) 수술을 받고 항암(抗癌) 치료까지 받느라 후속(後續)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 후 얼마 뒤 다행히 건강이 많이 회복된 데다 교수직을 정년(停年)한 덕분에 시간적 여유마저 충분하여,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해서 5년여에 걸쳐 마침내 집필을 끝낼 수 있었다. 그동안 종현(宗賢)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격려(激勵)와 조언(助言) 덕분에 큰 일을 마칠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스스로 감개무량할 뿐이다. 역사상 어느 한 인물(人物)에 대한 사상(思想)이나 행적(行蹟)을 이해함에는 구체적인 1차 사료(史料)가 기본이 된다. 한편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되어 있는 효령대군 관계의 문헌 사료가 642건이라지만, 모두가 대군의 직접적인 언행(言行)이나 직접 써서 남기신 구체적인 문헌(文獻)이 아닌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1세기에 가까운 대군(大君)의 생애(生涯)를 당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군께서 주재(主宰)하신 행사(行事), 그리고 대군께서 함께 하셨던 수많은 역사적 사건(事件)들과 직간접으로 겪으셨을 사물(事物) 등등 그때그때 대군의 삶의 궤적(軌跡)을 따라 전개된 그 시대의 정치사회적 과정에 대한 이해 파악에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나뭇가지 하나하나의 개체보다 전체의 숲을 보는 안목’을 통해서, 과연 어떠한 분이셨던가, 대군께서 어떤 시대를 어떻게 사셨던가의 전체적 윤곽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기획하고 재구성하여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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