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비록 지방에 묻혀 지내면서 직업적인 고수로 행세하지 않은 탓에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어느 한 고수의 판소리 북장단 기법을 정리한 기록이다. 이 책에서는 우선 북 치는 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판소리 장단의 기본 개념을 간략하게 알아보는 한편, 본론에 들어가서는 북은 어떻게 잡고 궁손과 북채는 어떻게 운용하는지는 물론이고, 다양한 북가락을 실제 북 반주에 어떤 식으로 적용하는지 그 사례까지 자세하게 다루었다. 오늘날까지 추상적으로만 떠돌 뿐 뚜렷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은 정통 판소리 북장단 기법의 전반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소리북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북장단에 대한 어떤 규범화된 틀을 제시해 줄 것으로 믿는다. 모쪼록 이 책이 판소리 고법을 배우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사라질 뻔했던 선생님의 수준 높고 정제된 판소리 북 반주 기법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판소리 고법이 점차 하향 평준화되어가는 것을 막는 한편, 북장단이 지금처럼 획일화되어 있지 않고 고수마다 제각기 독특한 색깔로 다 다르게 연주하는 풍토가 만들어지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