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독일 작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단편 모음집. 생전에 동시대인들과의 소통에 실패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는, 20세기에 들어서야 그 천재성을 인정받은 불운한 작가였다. 피아치와 니콜로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는 「버려진 아이」를 비롯한 8편의 단편을 통해 작가가 형상화했던 것은 폭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인간의 이성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모호한 선악의 경계를 통해 천사도 악마도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을 포착해낸다. 당시엔 수면 위로 미처 떠오르지 않았던 인간과 사회의 문제들을 누구보다 일찍 인식하고 이를 문학으로 형상화했던 시대를 앞서간 작가의 인식과 안목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