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야마 쿄이치는,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투명한 얼음 아래 수면처럼 잔잔하게 그려냈다. 독자들의 마음속에 묻혀 있던 순수함을 되살려낸 저자의 절제된 감성이야말로 이 작품의 백미이다. 유메시마 섬의 쏟아지는 별빛과 맑은 바다가 어우러지며 자아내는 그들만의 푸르른 느낌 묘사에서부터 소년 사쿠타로가 하늘로 손을 뻗어 둥그런 곡선을 그리며 호주의 사막에 연인 아키를 뿌리는 마지막 장면까지, 마치 냉동된 꽃잎처럼 건드리면 쨍하고 부서져 버릴 것만 같아 고이 간직해온 ‘첫사랑의 아픔’을 그려낸 카타야먀 쿄이치의 소설은 수려하게 묘사한 수채화 같은 감성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