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정체’(identity)를 밝힌 책.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는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과 주변을 아울러 그 ‘한국적 정체’를 밝힌 윤난지(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역작이다. 사회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저자는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공간적 맥락과 근현대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대미술이 어떻게 한국적 특성을 투영해내고 개발해냈는지 밝힌다. 그 가운데 단색화 등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뿐만 아니라 여성 미술 등 다양한 주변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특히 여성 미술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인 측면에서 현대미술과 페미니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에 중요하게 다뤄진다. 저자는 작품의 사회적ㆍ미술(사)적 맥락을 읽어낼 때 유신정권의 등장과 몰락, 미술시장의 탄생 등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곁들이거나 데리다의 해체사상 등 여러 철학적 사유를 결합해 깊이를 더했다. 박서보, 이우환, 김구림, 윤석남, 최정화 등의 한국 현대미술 작품 430여 컷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