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된 허위를 벌거벗기는 사나운 진실 우리 시대의 카프카, 다와다 요코가 이야기하는 모어(母語) 바깥으로의 여행, 편견과 혐오를 깨뜨리는 매서운 시선 언어 사이를 가로지르며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적인 작가 다와다 요코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남자는 조용히 가죽 트렁크를 툇마루에 놓고 손목시계를 풀어서 물기를 털듯이 두세 번 세차게 흔들어 보이더니 빙긋 웃으며 “전보 받으셨어요?” 하고 말했다. 미쓰코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뭔가를 생각하듯이 인상을 쓰니, 남자는 좀 더 명랑한 말투로 “다로라고 불러 주세요. 본명으로 적당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좋은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요.” 하고 이름을 밝혔다. -「개 신랑 들이기」에서 성룡은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착하게 보이지만 전문가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이상할 정도로 표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뒤에 잔인함이 숨어 있어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기분 나쁜 침묵이었다. 카타리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성룡은 아시아인이니 선천적으로 표정이 없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용기를 내서 말했다. 그리고 또 용기를 내서 덧붙였다. 내 친구 미치코라는 이름의 일본인도 표정이 없지만 그 뒤에 잔인함을 숨기고 있지는 않다고. -「페르소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