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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의 정서: 정호성 시집
문학
도서 적의의 정서: 정호성 시집
  • ㆍ저자사항 김호성 지음
  • ㆍ발행사항 고양: 파란, 2022
  • ㆍ형태사항 119p.; 21cm
  • ㆍ총서사항 파란시선; 0095
  • ㆍISBN 9791191897142
  • ㆍ주제어/키워드 적의 정서 시집 시문학
  • ㆍ소장기관 강내도서관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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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낱권정보 자료실 / 청구기호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상호대차
GE0000036325 [강내]종합자료실
811.7-김95ㅈ
대출가능 무인대출예약 상호대차

상세정보

“당신이 온다 문을 잠근다” 김호성 시인의 첫 시집 〈적의의 정서(正書)〉를 읽으며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보르헤르트 식으로 ‘우리’에 대해 정의 내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고는 했다. 그러나 그를 흉내 내기에 그의 시대가 품었던 좌절과 비관은 우리 시대의 그것에 비해 너무나도 절대적이라는 인식이 충동의 발진을 제어했다. 스스로를 ‘이별 없는 세대’로 정의하며 좌절한 청춘의 아이콘이 된 보르헤르트의 배경에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이 있었다면 그의 흔적을 흉터처럼 지니고 있는 우리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끝내 떠올리지 못했다면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나는 이내 우리의 비극을 찾아내고 말았다. 더 이상 성장을 이야기하지 않는 세계에서 종말의 서사를 현실로 받아들이며 소멸을 목격하는 우리는 기대할 것이 없어서 실망조차 없다. 지구의 소멸이 카운팅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가지지 않는 것, 포기하는 것, 기꺼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보르헤르트는 청춘을 ‘젊지 않다’고 말했지만 김호성이라면 청춘을 이미 늙은 것이라 말하지 않을까. 시 「개성 없는 세대」에 등장하는 무덤과 기둥의 결합은 조로한 세대의 내면에 기입된 사연을 낙담도 희망도 없이 내비친다. ‘무덤’은 과거를 품고 있는 땅속과 현재가 진행되는 땅 위를 연결하는 경계의 공간이다. 경계의 공간에서는 화자의 머리로 형상화된 ‘무덤’ 위로 행성들이 미끄러지는가 하면 ‘무덤’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와 ‘무덤’ 밖의 사람들과 연결되기도 한다. ‘무덤’이라는 죽음의 공간이 하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을 연결해 주며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인데, 이는 마치 ‘무덤’이 세계를 유지시키기 위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그러나 ‘무덤’과 ‘기둥’은 상반된 이미지를 지닌 개념이다. 죽은 자를 품고 있는 ‘무덤’이 생의 끝과 종말을 상징한다면 단절된 공간 사이를 이어 줌으로써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기둥’은 연결과 지속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무덤’이 ‘기둥’이 된다는 상상은 이미 완료된 세상이자 성장하지 않는 세상,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 세상을 살아가는 세대만이 그려 낼 수 있는 이미지다. (이상 박혜진 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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