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슬픔치약 거울크림』은 전체가 하나의 ‘움직이는 미로’다. 유령의 몸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전쟁처럼, “외국어로 가득 찬 몸”처럼. 이 움직이고 있는 미로들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숨을 쉬고 있다. 이 미로의 복도로 들어가면 묘연한 적막과 선연한 긴장의 정전기들이 가득한 주조음(主調音)이 숨 쉰다.
[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