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이 둘만의 삶을 꾸리기로 한 한 부부가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유대감을 세계 여행을 통해 만들어나가기로 하면서 겪은 일들을 엮은 책이다. 저자 김하은은 호텔 일을 하며 직장에서 남편과 만나 뜨거운 연애 끝에 결혼한다. 이후 부부 간에 생기는 여러 갈등과 스트레스로 일을 그만두고 현재는 홍대 인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책을 시작하며 저자 김하원은 아이 없는 삶을 택한 다른 커플과는 사뭇 다른 면을 보여준다. 스스로 비자발적 딩크임을 강조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라이프 스타일로서의 딩크 이야기로 비쳐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다. 꺼내기 힘들 법한 말들을 저자는 진솔하게 하나씩 책에 써 나갔다. 아이를 원했으나 원처럼 되지 않았던 과정, 그리고 결혼하며 오히려 더 외로웠던 시간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희망찬 결혼 생활과 둘만의 삶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실제로 일어날 법한 진짜 갈등들을 책에 담으면서 저자는 세계 여행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다고 말한다. 1년 동안 오로지 함께한다는 그 사실은, 그간 쌓아왔던 앙금이나 오해, 갈등을 차분히 되돌아보게 해주는 시간을 마련해주었고,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붙어 있을 수밖에 없게 되면서 상대의 좋은 면도, 또 나쁜 면도 더 밀도 높게 알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