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수의 비평집 『문학과 비평의 구조』에는 현실의 폭력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했던 한 비평가의 지적 노력이 온전하게 담겨 있다. 정치적인 현실이 정신을 병들게 하고 언어를 파괴하고 있던 추문의 1980년대 한가운데에서, 김치수는 무력해 보이는 문학 곁에 머물면서 더 나은 현실을 향한 비평적 모색을 꾸준히 이어간다. 그에게 문학은 이른바 “고통스러운 행복의 기록들”이 각인되어 있는 새로운 언어적 가능성을 의미했다. 그러한 가능성을 길어 올리기 위한 지적 실천의 방법이 ‘구조’라는 개념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