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역사회에서 ‘문화’가 어떻게 정치적 자원으로 작동하게 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밝히고자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연구되었다. 지방 사회의 권력 구조와 정치적 행위의 특징을 문화의 정치학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하여 안동을 선정하고 그 사회에 터를 잡고 있는 명문 씨족의 하나인 안동김씨를 대상으로 삼아 민족지적 현지조사를 하였다. 그 씨족이 내적으로 어떻게 분화되며 그러한 분화된 씨족이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 하나의 체계로 묶이는가를 보려는 것이다. 특히 고려에서 지방호족의 입지를 확립했던 한 씨족이 조선시대에 와서 벌열, 사족, 이족으로 분화하여 상호관계의 연망과 체계를 형성하였으며 현대에 와서 역사적 기억과 상상을 선택적으로 재생산 혹은 발명함으로써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양상을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는 지역사회의 권력구조가 문화적 자원을 통하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 정치가 전개되는 과정에 문화가 어떻게 간여하는가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